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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해설(경제)

세금폭탄 종부세, 누구를 위한 거짓말일까요?

1. 이슈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셨겠지만 11월 23일부터 올해의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기 시작했습니다.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집으로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들자 다양한 언론사들에서는 앞다투어 종부세가 세금폭탄이라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지요. 오늘은 종부세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말들이 많은지, 또, 종부세가 세금폭탄이라는 일부 언론사들의 주장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종부세가 뭐길래

종합부동산세는 고가의 부동산을 소지한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이 세금은 개념적으로 토지공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요, 이는 토지는 명확하게 한정되어 있는 자원이고, 따라서 토지에 대해서는 공적재화로서의 성질을 인정하여 특정 개인이 그 소유로 인해 과도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종부세는 어떻게 책정될까요? 종부세액 계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포함되어 있어 상당히 복잡합니다. 우선 정부에서 시세를 반영해 정해주는 공시가격, 1주택자와 2주택자에게 각각 9억원과 6억원씩을 공제해주는 공제가격, 여기에 과세표준을 구할 때 곱해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반영하여 종부세 과세표준이 산출됩니다. 이렇게 정해진 과세표준에 종부세 세율을 적용하고 재산세와 중복되는 납부액, 장기보유 및 고령자에 대한 세액공제, 세부담 상한에 따른 세액공제들을 모두 제외하고 난 산출액이 종부세 납부액이 됩니다.

3. 얼마나 늘었나

종부세는 15년 이상 유지되어오고 있지만, 집값상승 및 투기수요 억제라는 본래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종부세가 존재하더라도 집값은 언젠가는 오를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집을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것이 실제로 사실이기도 했고요. 개인의 입장에선 종부세가 존재해도 시세차익 및 임대료를 인한 이익을 볼 수 있으니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겁니다. 이러한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주택보유에 대한 기대수익을 낮춰서 투기목적으로 인한 주택구매를 감소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세금 인상은 주택보유의 기대수익을 낮추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죠.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몇 년 전부터 종부세의 실효세율을 올리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드린 공시가격의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인상등의 정책들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고 공시가격도 올랐기 때문에 다양한 언론사들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작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종부세부담이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74만 4천여명에게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었고, 총 고지세액은 4조 2687억원이라고 합니다. 고지 인원은 작년보다 14만 9천명, 고지세액은 작년보다 9216억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올해에 정부에서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관련 개정내용을 훑어보면 2021년에 적용되는 세금부터는 모든 과세구간에서 종부세율이 인상되어 다주택자들의 경우 최대 6%까지의 종부세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들에 대한 세부담상한을 200%에서 300%로 인상하여 다주택자들에 대한 견제 또한 더 강화할 전망이며, 동시에 공제혜택을 늘려 실거주자들을 보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4. 세금폭탄이 맞나?

그렇다면 여러 언론사들의 주장처럼 종부세가 정말 세금폭탄일까요? 작년보다 늘어났고, 앞으로도 늘어날 예정인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그것은 지금의 종부세가 과도한지의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이니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종부세가 오른 것 자체는 사실 당연한 일입니다. 현재 부동산정책의 방향성이 애초에 그 쪽을 향해 있었으니까요. 오히려 종부세 과세대상 및 세액이 늘어나지 않았다면, 그것을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거에요. 실제로 유의미한 질문은 과연 종부세 부담이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과도하며 투기가 아닌 실수요자들에게도 부담을 주는지의 여부입니다.

우선, 올해의 종부세가 왜 증가했는지를 알아볼까요? 한국의 부동산세를 뜯어보면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사각지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전 글에서 다루었던 공시가격인데요, 지난 글에서도 알아봤듯이 지금의 공시가격은 시장가격에 비해 현실화율이 너무나 부족하여 실질적인 세액의 기준으로서 적절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외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이라는 (실제로는 공정성과 크게 상관이 없는) 비율을 사용하여 명분 없이 세금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이번 종부세 인상에는 이 두 가지의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공시가격은 일반적인 시장가를 크게 밑돌고 있으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이유 없이 세액을 감면해주던 제도인만큼, 이 두 가지의 상승으로 인한 종부세 인상은 기존보다 세금이 올랐다기 보다는 기존에 내지 않던 세금을 이제는 내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종부세의 실질적인 세부담은 어떻게 될까요? 다양한 유형의 주택소유자들이 납부해야 할 종부세를 같이 계산해보며 이들이 마주해야 하는 실질적인 세부담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1주택장기보유 고령자

우선 가장 실거주 목적에 가까운 사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고가의 주택을 보유하였더라도, 해당 주택에 오래 거주하였으며, 주택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통한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은 실거주 목적으로 해당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아도 타당하겠죠. 이런 조건에 해당하는 A씨는 1940년생이며, 공시가격 16억 4,700만원짜리 주택을 16년째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시가격이 9억을 초과하여 종부세의 과세대상에 포함되지만 A씨에게는 30%의 고령자 공제와 50%의 장기보유 공제가 적용되어 A씨는 최대한도인 70%까지의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결과 A씨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액은 81만 2,844 원입니다.

2) 1주택 신규 보유자

그렇다면 A씨와 같은 주택을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단기적으로 보유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35세의 C씨는 작년에 16억4,700원짜리 주택을 구입했습니다. 이 경우, 아무런 공제도 적용되지 않아 C씨가 내야할 종부세액은 270만 9,480원이 됩니다. 즉, 아무런 공제가 없더라도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 16억 4,7000원짜리 주택을 소유하는데 필요한 종부세는 271만원 정도인 것이죠.

3) 2주택자

그렇다면, 해당 주택을 다주택자가 보유할 경우의 종부세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60세의 D씨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동일한 가격의 주택을 2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기본 공제금액이 6억원으로 줄어 과세표준이 늘어나 두 주택에 대해 D씨가 내야 할 종부세액은 총 2,124만 9,235 원입니다.

4) 3주택자

마지막으로, 2주택자가 아니라 3주택자라면 어떻게 될까요? 위와 동일한 주택을 3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공제혜택이 주어지지 않아 5,269만 9,835원의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되겠네요.

종부세로 실질적인 피해를 보는 1주택자라면 아마 오래도록 그 집에 살아왔고, 해당 집을 매각할 계획도 없어서 재산가치 상승에 의한 시세차익이 실현되지 않을 실거주자들 뿐일 겁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본인들은 실질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이 없는데 상승하는 종부세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세금을 낸다면 말이죠.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런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나이와 보유기간에 따른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보유기간 5~10년은 20%, 10~15년은 40%, 15년 이상은 50%의 공제가 적용되며 나이에 따라서는 60~65세는 10%, 65~70세는 20%, 70세 이상에게는 30%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제가 적용되고 나면 위에서 설명했듯이 종부세액의 부담은 상당히 많이 경감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공제를 전혀 적용받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에도 본인이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종부세액은 몇백만원 수준을 넘어가지 않지요.

사실 종합부동산세가 실거주 목적의 주택 보유자들에게 가하는 부담이 크다는 주장은 근본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순수한 주거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종부세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1주택자들의 경우 주택의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어갈 경우에만 종부세 과세대상에 포함되는데요, 공시가격 8억 800만원인 용산구 한강로3가 LG한강자이 95m2 아파트의 2020년 6월 실거래 가격이 16억원이었다고 하니, 본인이 1주택자라면 시세 16억원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어도 종부세를 낼 일은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최소한 그 정도의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종부세의 대상이 된다는 뜻인데, 그들에게 종부세 백여만원이 실질적인 타격이 된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금 언급한 주택의 공시가격이 8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이었다고 해도 부과되는 종부세는 23만원에 불과합니다. 시세 16억 이상의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23만원을 내는 것이 그렇게 큰 부담일까요? 본인이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5. 마치며

김원장 기자는 지난 11월 24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종부세에 놀라는 게 아니라, 기자들의 상상력에 놀란다’며 어떻게든 종부세 부담을 과장하려 하는 기자들의 보도방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일반적인 고가 아파트의 종부세를 알아보면 30억 아파트의 종부세가 200만원 전후인 경우도 허다한데 가능한한 종부세를 커 보이게 만들기 위해 기사 제목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의 종부세만 언급하거나 종부세로 인상된 비율만 제시하는 식으로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