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주제는 부동산일 것입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임대차 3법, 종부세 인상 등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주제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은 부동산과 관련된 또 다른 이슈, 부동산 감독기구 도입에 대한 논란을 파헤쳐보겠습니다.
<팩트 정리 - 부동산거래분석원 도입에 대하여>
9월 2일에 개최되었던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교란행위를 차단하고 불법행위를 찾아내는 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상시기구를 국토교통부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기존 기관에는 임시조직으로 구성된 13인의 불법행위 대응반이 있으나, 13인의 인력으로 다양한 불법행위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 판단하여 불법행위 감시를 위한 새로운 기관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나 위 기관의 명칭은 부동산거래분석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독립된 감독기구가 아닌 정부 내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 기관의 주요 기능은 시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불법행위를 포착하며 해당 불법행위를 빠르게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새로운 부동산 감독기구 도입을 환영하는 목소리와 시장에의 지나친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오고 있습니다.
<다른 생각 - 1)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감독기구가 필요하다>
부동산 감독기구 도입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현재 한국의 기형적인 부동산 시장을 가리킵니다.
국민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 제 35조에 규정된 의무사항입니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기형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단순히 필요에 의해 집을 사고파는 시장과는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2019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6.4%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한국의 거주주택 자산 비중은 미국이나 영국 등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비거주주택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30.5%로 미국 (3.2%), 영국 (2.8%), 일본 (11.4%), 중국 (7.7%) 등 주요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부동산학연구, 2020.03) 이 수치는 한국의 부동산이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투자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부동산이 집이 아닌 투기수단으로 전락해버린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무에 전념하는 특수 조직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감독기구를 도입하면 집값 담합 등의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들을 사전에 모니터링하여 단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기 및 불법행위 예방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관의 존재만으로도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의 잠재적인 투기행위에 대한 예방 및 억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 효과는 감독기관의 권한이 클수록 더 강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예방효과는 이미 손해가 발생한 이후에 적절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사전에 보호하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습니다.
부동산 감독기구는 단순한 불법행위 방지와 처벌을 넘어 부동산 시장 가격의 안정화 역할 또한 수행하게 됩니다. 한국의 주택보급률은 2018년을 기준으로 104.2% 입니다. 즉, 단순계산으로는 모든 국민이 집을 한 채씩 소유해도 남는 상황이지만 현실에서는 집을 구하지 못해 허덕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택공급 부족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주택이 투자수단으로 인식되어 투기 및 불법거래로 인한 주택수급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부동산 감독기구 도입을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한다면 주택공급의 문제도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습니다.
<다른 생각 - 2) 부동산 감독기구는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있는 감시기구이다>
감독기구의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해당 기구를 빅브라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가상의 독재자)에 비유하며 국민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기구라고 비판합니다. 시장 내 이상행위를 적시에 포착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벌어지는 거래행위들과 관련된 금융 및 과세내역에 대해 어느정도 알아야 하는 만큼, 일반 국민들의 정보가 조회될 여지가 있고, 이는 국민들의 사적 활동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처음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도 국민들의 경제행동을 감시할 권한을 가진 기구가 생긴다면 차후에 해당 권한이 악용될 여지 또한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기존의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의 실적을 돌아보면 6개월간 110건의 사건을 조사했고 이들 중 실제로 검찰 기소까지 이어진 사건은 6건, 그 중에서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진 것은 3건에 불과했습니다. 이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은 기존의 감독기구에서도 대부분의 조사 대상들이 혐의 없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더 큰 조직으로 개편한다고 해서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감독기구 도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에 대해 어떤 거래가 불법적인 시장 교란행위이고 어떤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인지에 대한 세밀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로 감독기구 도입을 추진한다면 실적을 위해 과도한 규제를 실시하게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또한, 부동산 감독기구의 도입으로 인해 정상적인 부동산 시장거래 또한 위축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안정기나 침체기에 들어간다면 부동산 감독기구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애매해질 가능성을 지적하는 이들도 감독기구 도입에 부정적입니다.
<맺으며>
부동산 감독기구는 과연 시장 안정화와 투기 근절을 불러울 해결사일까요, 아니면 실효성 없이 국민들을 감시하는 빅브라더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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